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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 조선의 폭군 VS 개혁군주

by 모네타 2022. 6. 24.

영화-광해-왕이된남자-포스터
영화 광해,왕이된 남자 포스터

1.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광해군은 조선 15대 왕으로 16년을 재위하였으며, 우리에게는 왕으로서의 업적보다는 시대의 폭군으로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하지만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광해군이 펼쳤던 실리를 추구한 중립외교와 민생을 위한 대동법 부활은 그가 왕으로서 얼마나 백성을 위했는지 알 수는 대목이다. 그동안 폭군으로만 평가되던 광해군을 최근에는 개혁 군주로서 재평가하기 시작하였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조선왕조실록 광해군 8년에 기록된 숨겨야 할 일은 조보에 남기지 말라” 는 글과 광해군일기가 15일간 사라진 것에 아이디어를 착안하여 시나리오를 작성했다고 한다. 연기력이 뛰어난 이병헌 배우(광해 / 광대 하선 역),  류승룡 배우(허균 역), 한효주 배우(중전 역) 등이 출연하였으며, 20129월 개봉하여  1,2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하였다. 또한 2012년 개최된 대종상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시나리오상 등 거의 모든 상을 휩쓸었다.

특히, 이병헌 배우는 광해군과 광대 하선을 연기하는 12역으로 뛰어난 연기력을 보이며, 그가 왜 대한민국의 독보적인 배우인지 각인시켰다.

 

2.  숨겨야 할 일은 조보에 남기지 말라

영화는 내시와 궁녀들이 큰 일이라도 난 듯이 어디론가 다급하게 뛰어가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다음 순간 그릇이 내동댕이 쳐지고 광해(이병헌 배우)가 잔뜩 화가 난 모습으로 수라간 궁녀 사월이(심은경 배우)를 몰아세운다. 다급히 달려온  도승지(류승룡 배우)가 자초지종을 묻자 조내관이(장광 배우) 광해의 은수저가 색이 변했다고 고한다. 붕당정치로 인해 항상 역모와 암살 위협에 시달리던 광해군은 날로 난폭해져 간다. 어느 날 은밀히 도승지를 불러 아무도 믿을 수 없다며 자신의 대역을 해 줄 사람을 찾으라 명한다. 도승지는 왕의 명을 거역할 수가 없어 광해군과 닮은 사람을 찾아 나선다. 드디어 기생집에서 광대 노릇을 하고 있는 하선(이병헌 배우)을 발견하고는 궁으로 몰래 데리고 들어온다. 광해와 처음 마주한 하선. 광해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하선을 만족해한다.

 그런데 어느 날 광해가 쓰러지는 일이 발생하고 어의는 국상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로 광해가 회복하기 어려움을 전한다. 도승지는 깊은 밤 광해를 궁궐에서 은밀히 데리고 나와 광해의 건강상태를 숨기고 하선을 광해 대역으로 내세운다이 일은 도승지와 조내관 둘만이 아는 일이었다. 도승지는 하선에게 궁궐에서의 법도와  왕이 하는 일에 대해 가르쳐 주었지만 하루아침에 천민에서 왕이 된 하선은 궁궐에서의 생활이 익숙하지가 않고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궁녀들은 광해의 성격이 이전과 달라졌다고 좋아한다.

 

며칠이 지난 후 도승지는 어의에게 광해가 쓰러진 이유가 독이 아니라 약에 중독된 것이라는 사실을 전해 듣고는 광해와 함께 잠행에 나가 만났던 안상궁에 뒤를 조사한다.  그리고 모든 배후에는 광해군을 암살하기 위한 박충서(김명곤 배우)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도 알아낸다.  박충서도 도승지가 자신의 뒤를 캐는 것을 알아차리고 양귀비 밭을 태우라 명하고 안상궁도 죽인다.

 

사월이는 여느 밤과 마찬가지로 왕의 밤참을 내온다. 하선은 사월이에게 다정하게 어찌 궁녀가 되었는지 묻는다. 사월이의 딱한 사정을 들은 하선은 가족을 찾아주겠노라 약속한다. 하선은 하루하루 지날수록 점점 왕의 모습을 갖춰간다. 급기야는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펼치며 대신들에게 대동법을 부활시키라 명한다.  도승지는 하선이 제멋대로 정사를 펼치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하선이 고문을 명한 유정호가 중전(한효주 배우)의 오라비라고 알려준다.

 

그날 밤 중전은 왕의 처소로 찾아와 자결을 하려 하자 하선은 유정호를 반드시 살려주겠다고 약속한다. 다음날 유정호를 찾아온 하선은 유정호에게 역모를 꾸민 이유를 묻는다하지만 유정호가 역모를 꾸민 적이 없다 아뢰자 하선은 유정호를 풀어주라 명하다.

 

하선은 바로 조내관과 도부장(김인권 배우)을 따돌리고 중전에게 찾아온다그리고는 중전에게 웃어달라 청한다. 도부장은 하선이 벗어던진 신발을 찾아와 하선에게 신겨주는 도중 하선의 손을 의심에 찬 눈으로 바라본다. 그날 밤 도부장은 조내관에게 광해의 손마디가 거칠어졌다며 이상한 점이 없는지 묻는다. 조내관은 애써 둘러대서 서둘러 자리를 피한다.

 다음날 저녁 중전과 만나기로 약속한 하선이 기쁨 마음으로 엉덩이를 씰룩거리면서 걸어간다. 그런 하선 뒷모습을 본 도부장은 도승지와 함께 기생집에서 본 광대의 몸짓을 떠올리게 되고 더욱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중전과 더없이 행복한 담소를 나누던 하선의 목에 갑자기 칼을 들이댄 도부장은 중전에게 왕이 광해가 아니라 고하지만 중전은 벼락같이 화를 내며 도부장에게 칼을 거두라 명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몸에 점이 어디에 있는지 하선에게 묻자 하선은 며칠 전 중전이 처소에 왔을 때 보았던 점의 위치를 생각해 내고 자신의 신분이 밝혀질 위기에서 모면한다.

 

한편 도부장은 연못에 빠져 정신을 잃었지만 하선은 사월이를 시켜 도부장에게 따뜻한 팥죽을 먹이게 한다. 하선에게 와서 자신의 죄를 고하는 도부장에게 오히려 하선은 임금을 지키는 자가 자신의 목에 칼을 겨누는 것에 대해 나무란다. 도부장은 자신을 목숨을 소중히 생각해주는 하선의 말에 감격해 눈물을 흘린다.

 

며칠 뒤 마침내 진짜 광해군은 의식을 되찾게 되고 도승지는 광해군이 쓰러진 이유가 양귀비 때문이며 그 배후에는 박충서가 있다고 고한다. 그리고 광해군에게 서둘러 궁으로 돌아가야 된다고 말하지만 박충서가 두려운 광해군은 선뜻 결정을 못 내리고 자신의 대역으로 `있는 하선부터 제거하라고 명령한다. 

 

같은 날 궁에서는 유정호가 풀려난 것에 불만을 품은 박충서가 유생들을 내세워 중전을 폐위시키고 임신한 후궁을 중전으로 올릴 것을 건의하는 것에 참지 못하고 편전을 뛰쳐나오지만 밖에서는 수많은 유생들이 자신이 가는 길을 막고 중전의 폐위를 더욱더 압박해 온다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중전과 눈이 마주치게 된다. 하선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유생들의 등을 밟고 중전에게 달려간다. 중전의 손을 잡고 어디론가 함께 뛰어가는 하선중전만큼은 끝까지 지켜주겠노라 다짐한다.

 

한편 늦은 밤 박충서와 이정랑(신정근 배우)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임금이 둘이라는 보고를 받게 되고 확실한 증거를 찾기로 한다. 궁안에서도 왕이 왕이 아니라는 흉흉한 소문이 돌게 되고 급기야 중전도 이 소문을 듣게 된다. 그날 밤 중전은

광해군이 전쟁에서 다친 왼쪽 가슴에 있는 상흔을 확인하기 위해 왕의 처소에 오게 되는데 이를 알리없는 하선은 중전에게 가짜임을 들키게 된다.

 도승지에게 중전에게 들킨 사실을 알리자 도승지는 약속한 은을 주며 떠나라 한다. 마침 밤참을 가지고 들어온 사월이에 하선은 받은 은을 모두 준다사월은 너무나 기쁨 마음으로 수라간으로 돌아가려는데 한상궁이 기다리고 있다한상궁은 사월에게 독이 든 사탕을 하나 주며 하선이 먹는 팥죽에 넣으라 한다그날 밤 하선은 중전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하선은 내일 밤 궁을 나갈 것이라고 중전에게 고하고 절대 죽지는 말아 달라 부탁한다. 그리고는 칼날을 자른 중전의 은장도를 돌려준다.

 

다음 날 아침 편전에서 정사가 시작되고 병판이 명나라가 오랑캐와 전쟁을 벌이는데 명나라를 위해 병사 2만을 보내야 한다고 하자 이를 반대하는 대신과 설전이 오간다이를 듣고만 있던 하선은 참지 못하고 조선의 백성보다 명나라를 위해 백성을 희생시키는 대신들에게 부끄러운 줄 알라며 소리를 친다. 그리고는 홍문관에게 적으라 지시한다. “명이 두려워 2만의 병사를 파병하지만 금과는 싸움을 원치 않는다부디 우리 군사들을 무사히 조선으로 돌려보내 주시길 소원한다그리고는

대신들에게 내 나라 내 백성이 명나라보다 더욱 소중하다 강변한다. 하선의 백성을 위한 진심어린 강변에 도승지와 조내관은 놀라움을 표시한다.

 

처소로 돌아온 하선에게 사월은 기미를 마친 팥죽을 올린다. 사월이 준비한 마지막 팥죽을 하선은 더욱 맛있게 먹는다. 그렇지만 이내 눈물을 쏟는 사월이에게 하선은 이유를 묻는다. 사월은 하선에게 부디 강녕하라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하선은 직접 사월이를 안고 어의가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하선이 먹어야 할 독을 직접 삼켜버린

사월이는 이내 숨을 거두고 만다. 한상궁은 두려움에 이정랑이 시킨 일이라 하선에게 고하자 하선은 이정랑을 잡아오라 명한다. 박충서의 집에서는 대신들이 모여서 이정랑이 잡혀간 것에 논의를 하던 중에 왕의 시녀 상궁이 왕의 왼쪽 가슴에 상흔이 보이지 않는다고 고한다.  

 

한편 편전에서 도승지가 하선에게 박충서가 군사를 모으고 있으니 도망가라 말한다. 하지만 하선은 사월이를 죽인 자를 벌하지 않고서는 가지 못하다고 하자 도승지는 그럼 진짜 왕이 돼라 한다. 도승지는 누군가에게 승전원에 가서 보름간의 일기를 가져오라 명하고 그것을 가지고 진짜 광해군에게 찾아가 보여준다.

 그날 밤 편전으로 들이닥친 군사들과 대신들은 도승지에게 물러나라 하지만 도승지는 한 발자국도 비켜주지 않는다. 그때 편전에서 나온 왕에게 박충서는 가슴에 상흔을 확인한다며 내금위장에게 왕의 용포를 벗기라 명한다.  벗겨진 용포 속

왼쪽 가슴에는 상흔이 선명하게 나있다. 대신들은 놀라 자신들의 불충에 대한 용서를 구하지만 광해는 역도들을 잡아들이라 명한다.

 

한편 하선은 도부장의 안내를 받아 도망치듯 궁을 나왔다. 도부장은 하선에게 포구로 가는 길을 알려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하선을 죽이기 위해 쫓아온 병사들을 막아선 도부장은 자신에게는 하선이 진짜 임금이라 말한다그들과 혈투가 시작되고 도부장은 마지막까지 하선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다한다.  하선은 살기 위해 배에 몸을 싣는다. 배가 서서히 움직이고 하선의 눈에 도승지가 들어온다. 도승지는 하선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표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3.  광해군, 조선의 폭군 VS 개혁군주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역사적 팩트는 아니지만 광해군과 하선 역의 1인 2역을 연기한 연기 천재 이병헌 배우의 설득력 있는 연기는 영화로 그린 15일간의 일이 팩트로 느껴질 만큼 재미있어서 영화 시간이 너무나 짧게 느껴졌다. 이병헌 배우 외에도 함께 출연한 주연, 조연 배우 가릴 것 없이 모두가 완벽한 연기력을 뿜어내며 영화의 완성도에 힘을 보탰다. 광해군은 이전에도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많은 작품에서 다뤄졌지만 대부분의 작품에서는 광해군이 폭군으로서 살아가는 모습에 집중했다. 하지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하선을 통해서 광해군이 백성들을 위한 진정한 개혁군주로서의 정책을 펼친 사실에 더욱 집중한 것이 그동안 광해군을 그린 드라마나 영화와는 다른 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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